제목 | [새책] 조정환의 『절대민주주의』 ― 신자유주의 이후의 생명과 혁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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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갈무리 |
등록일 | 2017.05.24 02:19 |
절대민주주의
문제는 민주주의다.
지은이 조정환 | 정가 25,000원 | 쪽수 496쪽 | 출판일 2017년 5월 12일 판형 사륙판 (127*188) 무선 |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아우또노미아총서 54 | ISBN 978-89-6195-161-6 94300
어떤 정치체제는 그 구성원들 모두의 권리를 내적으로 구체화하여 이의(異議)의 토대를 최소화한 정도만큼 절대적이다. 귀족제는 대체로 군주제보다 더 절대적이지만, 민주주의는 완전히 절대적인 지배, 즉 모든 사람의 자치적 공통체이다.
『절대민주주의』 간략한 소개
촛불 자유발언대와 만민공동회, 그리고 피켓, 깃발, 구호와 함께 하는 집회에서 누구나 정치가이듯이, 절대민주주의적 삶정치에서는 누구나 노동-정치가, 정치-노동자이다. 다중의 삶정치를 제도화한 절대민주주의 헌법에서는 다중이 직접적으로 정치가이듯이 다중을 대의하는 정치가들도 다중의 일부로서 다중에 복무하는 정치-노동자, 노동-정치가일 것이다. 다중이 직접적으로 정치-노동자, 노동-정치가인 조건에서 대의제가 기능한다면, 그것은 오프라인 다중정치플랫폼(집회)과 온라인 다중정치플랫폼을 통해 형성될 다중의 헌법의지(이른바 ‘민심’과 ‘민의’)에 근거해야 할 것이다. 대의자들은 다중의 이 헌법의지로부터 분리되지 않는 한에서만 위임민주주의 정치행동을 할 수 있고 그 한계를 벗어날 때에는 소환, 해임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대의하는 정치-노동자의 소득은 다중의 평균소득을 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군주제적 대의민주주의에서 대의 정치가들이 전유하고 향유해온 정치지대는 다중의 보편적 기본소득으로 재전유되고 사회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절대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를 민주화하고, 직접민주주의를 민주화하며, 집회민주주의와 일상민주주의를 민주화하는 힘으로 기능할 것이다. 모든 사람의 절대적 구성역량과 헌법의지에 의한 모든 민주주의의 민주화, 이것이 촛불다중혁명이 가리키는 이정표다.
『절대민주주의』 출간의 의미
· 이 책은 전 세계적 정치상황과 사회운동에 대한 경험적 분석을 통해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 속에서 진동해온 민주주의 논쟁을 절대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지평의 발견과 발명을 통해 한 걸음 더 전진시키려는 것으로 이러한 주제의 단행본으로서는 국내외를 통틀어 최초의 책이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
성장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문제설정을 생명진화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인류적 문제로 전복하자
이 책의 구성과 상세 내용
이 책은 생명, 세계화, 대안세계화 그리고 민주주의 문제를 다룬다. 여기에서 생명은 절대민주주의의 존재론적 토대로서 다루어진다. 이 관점에서 보면 아래로부터 다중의 대안세계화 운동이 위로부터 전개되는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거부하되 세계화로부터의 후퇴도 거부하면서 도달하고자 하는 ‘세계인류’는 민주주의의 더 큰 완전화와 절대화의 조건이다. 그러므로 간헐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전 세계에서 표출되는 다양한 혁명적 사건들은, 이 책에서는, 모든 유형의 또 모든 차원의 민주주의를 민주화하는 힘인 절대민주주의적 잠재력의 세계사적 실현 과정으로 이해된다.
프리뷰어 추천사
촛불 이후를 전망하며 궁금해하고 답답해하는 이즈음 누구에게나 좋은 책이 될 듯합니다. 2016~2017 촛불을 종으로 횡으로 거시적 관점, 세계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시기적절한 책인 듯합니다. 혁명의 결과를 항상 다시 빼앗긴다는 생각에 대의민주주의에 답답해하고 있는 때에 꼭 필요한 책입니다. ‘1부 생명’ 부분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직접민주주의 책의 첫 글이 생명에 대한 글이라는 것이 신선한 충격입니다. 직접민주주의를 정말 다양한 관점, 여러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상적 글들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례 분석, 생생한 현장 관찰과 분석, 사유가 장점인 책입니다. 중립적이고 건조한 목소리인 듯하지만, 아랍, 일본, 세월호 등 사례분석에선 진한 정동적 목소리가 느껴져 문학적 글로도 읽혀졌습니다.
1부의 글은 과연 그 논리적 정교함이 인상적입니다. 생명과 생명체의 구분 속에서 전개되는 착취와 포섭의 논의가 그렇고, 특히 이진경, 김종철, 최종덕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독해하고 있는 부분이 그러했습니다. 지성의 한계를 돌파하는 새로운 인지역량으로서의 ‘직관’과, 그 직관을 통한 생명의 인식이라는 지평 속에서 삶정치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1부는 책의 총론으로 삼을 만합니다. 신자유주의 이후 생명정치적 기획이 작동하고 있는 현실의 혁명적 타개를 모색하고 있다는 저자의 입론이 선명합니다. 2부 이하의 글들은 가독성이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2부의 글은 강연원고라서 그런지 세계화를 둘러싼 제 양상과 대항세계화 노선에 대한 논의를 좀더 쉬운 언어로 조곤조곤하게 서술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3부의 글은 2부의 원론적 시각을 아랍혁명과 미국의 지구적 위상, 금융위기와 핵권력에 대한 구체적 논의로 풀어간다는 점에서 순조로웠습니다. 신자유주의 통치성의 구체적인 면모와 그 대항 구성력에 대한 논의가 흥미진진했습니다. 「제헌적 동아시아 대안」은 글의 주제와 성격이 좀 이질적인 것도 같지만, 지구제국의 초월주권에 대한 제헌적 대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선 세계화 논의의 연장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4부의 글이 압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선 논의들이 지구적인 차원에서 거시적인 조망을 하고 있다면, 4부는 쌍용자동차 용산 참사는 물론, 후쿠시마, 세월호, 박근혜 탄핵에 이르는 격동의 사건들에 대한 세부적이고 미시적인 논의가 이루어져 있어 합이 맞습니다. 특히 세월호를 다룬 글은, 담담한 절제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배어나오는 조정환 선생님의 분노가 너무나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사건에 몰입해 있는 저자가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그 어조가 바로 어떤 윤리적 태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근혜 게이트를 다룬 마지막 글도 촛불의 의미와 현 정치권의 형세를 조망하는 논리적 시각을 제시하고 있어 잘 읽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글이 지금의 사태에 대한 자유주의적 통설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담고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썰전 류의 정치비평들이나 시사평론들이 놓치고 있는, 아니 전혀 포착하려 하지 않거나 포착해내지 못하고 있는 ‘다중’의 힘과 흐름을 중심에 놓고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이 시대의 현실적 부조리에 대해 그 맥락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그 부조리를 능동적으로 넘어가려는 의지 속에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내용이 폭이 넓어 평소 주목하지 못했던 것들 ― 특히 이란, 핵 등등은 전혀 몰랐던 부분들이었습니다 ― 을 다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다양한 주제를 호헌과 개헌 그리고 제헌의 관점에서 변주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한 철학자의 시대를 관통하는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긴 시대를 통해 호헌, 개헌, 제헌을 정치경제학적 내용만이 아니라 삶정치의 맥락에서 잘 다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주제가 다양한 것도 퍽 흥미롭습니다.
책 속에서 : 2017년의 우리와 절대민주주의
80%에 달하는 압도적 다수의 국민들이 요구한 대통령의 ‘즉각퇴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것을 대리표현한 대통령에 대한 ‘파면’은 국민이 아니라 국회와 사법기관들의 권력을 국민들에게 현시하는 방식으로, 즉 국민들을 구경꾼으로 만들면서 그 권력을 생생하게 입증하는 스펙타클적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대한민국이 어떤 질서이기에 국가수반이 국가구성원인 국민을 배신하는 사태가 벌어지며 국민의 의지의 정치적 표현과 관철이 왜 이토록 어려운 것인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세계화는 무엇보다도 전쟁의 세계화, 가난의 세계화, 전 지구적 정보화, 생태파괴의 세계화로 나타났다. 그런데 세계화가 왜 이런 모습들로 나타나게 되었을까? 이것들이 세계화의 필연적이고 유일한 경로이자 귀착점일까? 다른 모습의 세계화는 불가능할까?
2011년 혁명을 통해 아프리카와 중동은 지금,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항하면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혁명적 실험실로 되었다. 어쩌면 이 혁명은, 한국의 다중들이 2008년에 시작했던 촛불봉기를 아프리카와 중동의 다중들이 계속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이 혁명을 통해, 한국·그리스·아이슬란드·영국·튀니지·이집트 등을 거쳐 돌며 신자유주의적 절대군주제의 절대민주주의적 전환을 모색해 온 다중의 전 지구적 대장정의 모습은 좀 더 분명한 모습으로 드러났다.
실질민주주의적 점거운동은 우리 삶의 모든 부면들을 직접적으로 살아가려는 운동이다. 광장점거와 새로운 삶의 개시는 그 시작이다. 점거해야 할 것은 광장만이 아니라 생산, 분배, 소비, 소통, 의료, 주거, 예술, 공부, 사유 등 ‘모든 것’이다. 자본주의에 이용당하는 존재 자체에 대한 점거가 “모든 것을 점거하라!”는 구호에 농축되어 있다.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가 좌절되고 북한의 독자적 핵개발과 핵미사일 실험이 빠르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THAAD)를 배치하면서 한국과 중국 사이의 한류밀월 국면이 깨져나가고 있는 현실은 동아시아에 대한 사유를 좀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계속할 것을 요구한다.
문제는 기업을 살리는 것, 국가를 살리는 것, 노조를 살리는 것에 있지 않다. 이 제도형식들로 오늘날의 전 지구적 수준에서 생성되고 있는 공통적인 것의 욕망을 수용할 수는 없다. … 우리가 어떻게 사회적 삶의 재생산과 선순환을 자극하고 촉진할 인간들 사이의 협력적 사회관계와 정치적 조직화를, 공통적인 것의 헌법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우리는 4월 16일 오전의 세월호에서 두 사람의 선장(이준석과 박지영)을 식별할 수 있다. … 배가 서서히 침몰하면서 급변하는 위기상황 속에서 거듭해서 선장의 새로운 명령을 구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한 박지영은 배의 침몰이 임박하자 선장의 기존 명령을 부정하고 선장만이 내릴 수 있는 퇴선명령권을 행사했다. 그녀는 “승무원은 승객 구조를 도운 후 최후로 배에서 나가야 한다.”며 다른 사람들의 퇴선을 돕다 결국 목숨을 잃은 사실상의 ‘선장’이다.
이렇게 법치주의가 국민-다중에 대한 통치와 지배의 논리라면 법치주의 그 자체를 폐지해야 하는가? 신이나 폭력 혹은 사람의 직접적 지배로 돌아가야 하는가? 아니다. 대안으로 사고될 수 있는 법치주의가 있다. 그것은 삶 내재적 법, 다중의 제헌권력, 민주적 절대헌법의 지배로서의 법치주의이다.
지은이 소개
조정환 (Joe Jeong Hwan, 1956~ )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한국근대문학을 연구했고, 1980년대 초부터 <민중미학연구회>와 그 후신인 <문학예술연구소>에서 민중미학을 공부했다. 1986년부터 호서대, 중앙대, 성공회대, 연세대 등에서 한국근대문예비평사와 탈근대사회이론을 강의했다. 『실천문학』 편집위원, 월간 『노동해방문학』 주간을 거쳐 현재 다중지성의 정원[http://waam.net(연구정원), http://daziwon.net(강좌정원)] 대표 겸 상임강사, 도서출판 갈무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민주주의 민족문학론과 자기비판』, 『노동해방문학의 논리』, 『지구 제국』, 『21세기 스파르타쿠스』, 『제국의 석양, 촛불의 시간』, 『아우또노미아』, 『제국기계 비판』, 『카이로스의 문학』, 『미네르바의 촛불』, 『공통도시』, 『인지자본주의』, 『예술인간의 탄생』, 『절대민주주의』 등이 있다. 저서 외에 공저서, 편저서, 편역서, 번역서 등을 포함한 저자의 총 작품목록과 서지사항은 『절대민주주의』의 474쪽에 수록되어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갈무리 도서
『미네르바의 촛불』(조정환 지음, 갈무리, 2008)
2008년 촛불 현장에 참가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의 기록이자 그것에 대한 성찰의 결과물을 담은 책으로, 2008년 5월 2일부터 지난 1년 동안 수백만의 사람들이 참여한 역사적 사건으로서의 촛불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 규명한다. 이 책은 촛불봉기의 새로움이 무엇이었던가를 맑스의 노동이론, 푸코의 삶권력론, 들뢰즈의 잠재력론, 네그리의 다중론을 통해 조명한다. 또한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촛불의 관점에서 조명하면서 촛불을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낼 주체성으로 정의한다.
『예술인간의 탄생』(조정환 지음, 갈무리, 2015)
예술성이 협의의 예술사회는 물론이고 생산사회와 소비사회 모두를 횡단하면서, 예술의 일반화, ‘누구나’의 예술가화, 모든 것의 예술 작품화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예술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센세이셔널한 예술종말론들이 유행하고 있다. 어째서인가? 종말로 파악할 만큼 급격한 예술의 위치와 양태변화는 항상 새로운 주체성의 대두와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 단토, 가라타니 고진, 벤야민 등의 예술종말론들은,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기에 나타난 예술적 변화를 예술종말로 파악한 과거의 관점들(헤겔, 맑스)을 산업자본주의에서 인지자본주의로의 이행이라는 다른 맥락에서 되풀이하는 것이다.
『공통도시』(조정환 지음, 갈무리, 2009)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이후 30년 역사를 신자유주의 30년 역사이자 그에 대한 대항운동 30년의 역사로 읽고자 한다. 또한 오늘날 80년 광주를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 미래사회를 상상하고 구축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으고 있는 전지구적 다중의 세계사적 과제라고 힘주어 말한다. 광주의 민중들은 군부독재와 싸운다고 생각하면서 실제로는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세계사적 투쟁을 수행했다. 그러나 1987년, 해방도시의 잠재력이 전국화되어 더 이상 지역적 봉쇄가 불가능하게 되자 자본은 전국적 해방운동들을 신자유주의적 혁신도시 건설, 다시 말해 메트로폴리스의 지역클러스터 구축의 동력으로 전용하였다.
『신정-정치』(윤인로 지음, 갈무리, 2017)
“자본정치는 신정이다”라는 일관된 관점에 따라 박정희, 박근혜, 세월호, 촛불, 김진숙, 노동해방문학, 월스트리트점거, 사마라구의 소설, 바틀비, 조정환, 보르헤스 등 다양한 현상과 인물, 텍스트에 대한 분석 속에서 이 관점을 변주하며 표현한다. 화폐의 힘을 ‘현실적인 신’이라고 표현한 맑스, 자본주의를 기독교의 형질을 띤 것으로 포착한 벤야민, 현대 국가의 주요 개념들이 환속화된 신학의 개념이라고 했던 슈미트, 국법의 진정한 실험실이 교회법이었다고 한 아감벤. 이 책은 그런 성찰들을 따르면서, 신, 신성, 신적인 힘이 경제적 이윤과 정치적 권력 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중심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여러 각도에서 비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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