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MBC 뉴스, 동영상] 장애인.비장애인 모두 편한 세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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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
등록일 | 2007. 04. 20 | |||||
[뉴스데스크]
앵커: 내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오늘 뉴스데스크는 장애인 편의시설, 이거 과연 따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하는 문제를 제기합니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없애라는 게 아니라 그렇게 차별나게 따로 만들 게 아니라 노약자나 임산부, 더 나아가 장애가 없는 사람도 모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애초부터 범용시설로 만들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조성원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하루 45만명이 오가는 서울 신도림역. 이 역에 있는 장애 전용리프트와 화장실을 몇 명이나 이용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왜 아무도 쓰지 않는 걸까. 장애인 아닌 대학생들이 이 이 시설들을 이용해 봤습니다.
먼저 휠체어리프트. 음악소리가 흘러나오고 리프트가 느릿느릿 움직입니다. 뭔가 신기하다는 듯 사람들의 시선이 쏠립니다.
인터뷰: 이걸 타고 내려오잖아요. 그러면 사람들이 막 쳐다보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그 시선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기자: 화장실이라고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 화장실은 일반 화장실과 떨어져 통로쪽으로 나와 있고 남녀 구분도 없습니다.
인터뷰: 혹시라도 다른 남성분이 들어올까 봐 그런 불안한 것도 있고 하나밖에 없으니까 사람들이 일단 쳐다보잖아요, 들어가려고 할 때.
기자: 10년 전부터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가 법으로 의무화되면서 여기저기 장애인 전용시설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말만 장애인 전용이지 사실은 장애인 차별시설에 가까운 것들이 많습니다.
장애인 성미정 씨가 건물에 들어가려다 말고 그냥 지나쳐갑니다.
20층짜리 이 빌딩 정문에는 장애인 경사로가 없습니다. 건물 한바퀴를 빙 돌고 나서 성 씨는 후문쪽에 있는 장애인 전용출입구로 들어갑니다. 지하철역에서도 성씨는 차별을 느낍니다.
휠체어가 개찰구를 빠져나갈 수 없어서 남들과 달리 비상문으로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봤습니다.
일본 나고야의 중부공항. 공항에서 지하철로 통하는 개찰구는 모든 출입구가 다 널찍널찍합니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따로 다닐 필요가 없는 겁니다. 화장실에도 장애인 전용 팻말이 보이지 않습니다. 장애인도 일반 화장실을 쓸 수 있도록 모든 칸이 넓게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이 공항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누지 않고 모든 시설을 함께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런 것을 유니버셜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장애인도 특별한 배려, 특별한 취급이 아니라 동등하게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누구나 한번쯤 지하철역 계단에서 힘든 경험을 하게 됩니다.
몸이 아프거나 무거운 짐을 들었거나 또 어쩌다 유모차를 끌고 나왔을 때 같은 경우입니다. 그때 그곳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계단을 오르는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좁은 개찰구를 빠져나오느라 진땀을 흘릴 필요도 없을 겁니다.
인터뷰: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차라리 다른 개찰구도 넓직넓직하게 만들어놓으면 더 편하지 않을까요.
기자: 장애인 편의를 위해 만든 저상버스를 봐도 그렇습니다.
장애인이 탈 수 있도록 턱을 없애고 나니 노인이나 임산부도 편안함을 느끼게 됐습니다.
인터뷰: 일단은 제가 몸이무거운 상태니까요. 확실한 공감을 느낄 수 있고요. 아이가 있다 보니까 아이도 편해하고 이동하기가 항상 편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기자: 장애인이 편하게 느끼는 시설을 만들어 다같이 쓴다면 누구에게도 나쁠 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장애인, 비장애인 할 것 없이 모두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시설. 말은 좋은데 왠지 돈이 좀 많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구청으로 갑니다. 길에서 구청 현관까지 계단이나 턱이 없어서 쉽게 올 수 있습니다. 처음 지을 때부터 턱을 만들지 않았고 남아 있던 계단 하나는 6년 전에 300만원 정도를 들여 없앴습니다.
인터뷰: 생각보다 돈이 많이 안 들고요.
오히려 계단이랑 장애인 경사로를 따로따로 설치하는 것보다 돈이 더 적게 듭니다, 사실은.
기자: 큰 돈이 든 것은 아니지만 편안함은 모두에게 돌아갔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오는 주부, 여행가방을 든 민원인. 그리고 나이 드신 어르신들까지도 무척 편해진 겁니다. 보통 계단을 먼저 만들고 나서 옆에 장애인경사로를 만듭니다. 만든 쪽에서는 특별한 배려라고 하지만 사용하는 쪽은 그렇게 느끼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계단으로 만들지 않았더라면 그 특별한 배려를 베풀거나 받을 필요가 없었고 그런 만큼 누구나 평등함을 느꼈을 겁니다.
MBC뉴스 조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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